- 루드 벨져  뱀파이어 AU 입니다.


- 능력 변환은 벨져만 있고, 벨져는 무기를 다루진 않습니다. 시점은 벨져가 태어난지는 꽤 되었고, 그 이후 루드빅이 태어난 시점으로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 수위가 있습니다. (언어플 주의)


- 본 글의 소유권은 @ffsdasa (에코) 님에게 있으며, 해당 글은 에코님의 생일 선물로 쓰여진 글 입니다. 무단 배포를 금지합니다.


- 1부와 2부로 나뉘어 집니다. 2부는 설 명절 이후 올라올 예정입니다.



사랑이 너무 가냘프다고?

 

너무 거칠고, 잔인하고, 사나우면서도 가시처럼 찌르는 게 사랑이네.

 

<로미오와 줄리엣> 중 로미오-

 

 

 

사냥개가 사냥을 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사냥개는 호랑이처럼, 질 좋은 고기가 눈앞에 있으면 달려드는. 그런 것은 사냥개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 사냥개는 그저, 사냥감이 지치고. 지치고. 다시 지칠 때 까지 몰아세우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사냥개이다. 이미 궁지에 몰려 자신을 바라보고 벌벌 떠는 사내의 표정을 보고 아무 표정 없이 그를 쳐다보자, 바닥에 주저앉아 덜덜 떠는 모양을 보곤 볼을 톡톡 두드렸다.

 

계속 도망쳐 보십시오. 이렇게 쉽게 잡히면 재미가 없는데.”

 

히이이익! ....제발, 살려만 주-!”

 

움찔거리며 자신의 다리를 붙잡는 사내의 행동에 얼굴을 찌푸렸다. 새로 산 구두에 흙먼지가 뒤덮인 모양을 보니 매우 불편해져, 사내를 걷어 차 버렸다. 벽에 몸을 부딪혀 동그랗게 몸을 말며 신음을 내는 것을 보고 남자는 바지 주머니에 찔러 두었던 손을 빼내 웃었다.

 

안심하진 마세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가볍게 튕겨내는 손가락에 빛이 골목에서 번쩍였지만, 저마다 바쁜 하루를 지내왔던 사람들은 그러한 불빛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그렇게 골목에서는 비명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그저 검게 탄 듯 축 처진 형체 모를 무언가가 연기를 내며 쓰러져 있었다는 뉴스가 신문에 크게 실렸을 뿐 이었다.

 

 

 

*

 

 

코드명은 ALBEDO. 그러나 그는 항상 루드비히 와일드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지, 코드명으론 절대 불리지 않는 사내였다. 무릇, 헌터라는 것은 마치 조용히 소리 소문 없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는 독보적이었다.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았으며, 표적에게 다가가는 것 또한 자신의 기척을 다 알리며 다가갔으니. 그에게 살아서잡힌 의뢰물은 두 번 다신 같은 일을 저지르지 못했다. 죽이지 못해 아쉽다는 눈으로 자신들을 쳐다본 노란 눈동자에 질렸기 때문이리라. 서류를 한참 훑어보던 시장은 자신의 단안경을 고쳐 썼다. 거만하게 다리를 꼬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창문 밖을 쳐다보는 사내.

 

정말 헌터 맞소?”

 

못 믿겠다면 가면 그만입니다, . 그럼 이만.”

 

자신을 믿지 못하는 말이 어지간히 심기를 거슬리게 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사내의 행동에 시장은 서둘러 벌떡 일어서 아, 아니네! 기다려 보게! 하고 다급하게 말로 그를 붙잡았다. 그 말에 우뚝 멈춰 서 뒤를 돌아보고 마주친 사내의, 루드비히의 금빛 눈동자에 시장은 침을 삼켰다. 자신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은 더 이상의 비극을 불러일으키다간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마을에 대한 악평과 공포가 퍼질 것이 분명했다. 더 이상의 죽음은 불가했다.

 

믿고 맡기겠네. 단 확실하게 처리해 주게.”

 

좋습니다. 보수는 제대로 준비해야 할 겁니다.”

 

루드비히는 픽 웃으며 자신의 신원이 적힌 종이를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다시금 자리에 앉았다. 시장은 노랗게 질린 얼굴로 루드비히를 보며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세르비아에 일어난 작은 피의 파문은 곧 전 마을에 퍼지기 시작했다. 첫 시신, 두 번째 시신이 발견 될 때 까지도 공통적인 피해자의 특징이라곤 여성이라는 특징. 그것도 젊은 여성이란 특징 밖에 발견 되지 않았지만, 곧이어 하나같이 여인들의 목덜미에 붉게 속살이 보일정도로 파인 두 개의 구멍이 모두 존재 한다는 것을 눈치 챘다.

 

어쩌면, 뱀 같은 동물의 습격일수도 있네.”

 

“....... 동물이 같은 장소를 지정해서 문다? 참 기특한 생각이군요.”

 

거기까지가 당신들의 한계겠지만. 루드빅의 날선 말에도 시장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목격자는 어차피 싸늘한 주검으로 변했으니까. 루드빅은 사진 속에 목에서 두 줄기의 피를 흘리고 있는 여인의 목덜미를 주시했다. 인간의 몸은 절반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신이 죽여 봤기 때문에 그것이 얼마나 확실한지는 알고 있다. 빛 입자를 가열해서 열을 발생해 고온으로 사람의 몸을 타 녹여 버리는 것이 제 능력이니. 여인의 몸들은 하나같이 핏기가 없었다. 죽은 지 얼마 안 되어 찍은 듯 한 사진에서도 핏기가 없어 보이는, 밀랍인형 같은 것을 보아하니 피를 어지간히도 빨아댄 것 같은데.

 

마을에 어린 처자라고는 이제 손에 꼽을 정도만 남았네.”

 

잘 됐군요. 다음 목표가 어느 정도 추려지니.”

 

혼자선 잘 모르겠으니. 총을 든 군인들을 각 여자들이 머문 처소에 배치하고, 범인이 왔다는 것을 알리는 걸로 하죠. 허공에 총을 쏘던지. 그걸 신호로 하면 되겠군요. 루드빅은 사진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장은 루드빅이 내민 제안에 화색을 하며 꼭 그리 하겠노라 약조를 거듭 하고 옅게 웃었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해결 될 것 같다며.

 

 

*

 

 

아마 그 처자는 별로 다음 표적이 될 가능성이 없네. 몸이 병약해 거의 침대에 누워있다 시피 하고. 늙은 주치의가 종종 방문해 진찰을 하곤 있지만, 좀처럼 원인을 알 수 없지.’

 

어렴풋이 떠오르는 시장의 말에도 루드빅은 개의치 않고 여인의 집 문 앞에 팔짱을 기대고 섰다. 사냥에는 허점이 없어야 한다. 잠시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으니. ‘아마라는 것은 죽음 앞에선 아무 소용없는 것이니까. 어슴푸레 하게 떠오른 달이 떠오른 지가 한참이 지나고, 모두가 한둘씩 잠을 청할 때 즈음의 시간이 되자 골목 어귀에서 인영 하나가 큰 가방을 가지고 걸어오는 것에 루드빅은 시선을 주었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구두소리에 몸을 벽에서 때어 그쪽을 삐딱하게 쳐다보자 척 봐도 인심 좋다고 사람들이 말할 정도의 얼굴을 가진 노인이 자신이 썼던 모자를 벗고 공손하게 인사하는 것에 혀를 찼다.

 

마리아 양의 주치의입니다만......”

 

. .”

 

오늘은 왕진 날이라서... 그런데 누구십니까?”

 

공손하게 물어보는 행동에 루드빅은, 그저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마저 볼일 보시죠. 하고 고개를 돌렸다. 관심 있는 것은 노인이 아니니까. 노인이 짐짓 껄껄 거리며 웃더니 이내 모자를 다시 바르게 쓰고 고개를 숙여 보이곤 집 문을 두어 번 두드렸다. 그러자 몸이 안 좋아 보이는 여인 한명이 문 밖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어 보이는 것과, 옅은 미소로 노인을 반기는 것을 보고 한숨을 푹 쉬었다. 노인이 집 안에 들어가고, 문이 닫히기 전 까진.

 

늙은 주치의

 

늙었다라. 노인답지 않게 곧고 직선의 발걸음. 그리고 노인보다 훨씬 더 좋아 보이는. 모자를 집어 내렸던 손.

 

이런.”

 

급하게 문을 발로 차고 여는 순간 이미 혼절한 여인이 서 있었다.

 

저런, 이제 눈치 챘나?”

 

잔뜩 입술에 붉은 핏방울이 머금어져 있었고, 입가를 타고 흐르는 검붉은 선혈에 시선을 주기도 잠시. 창백한 피부. 그것보다 더 시선을 잡는 건.

 

평소에 보던 놈들과는 다르군.”

 

은빛으로 물들인 것 같은 노인의 짧은 머리스타일에서 순식간에 긴 머리로 머리카락이 자라는 것에 루드빅은 입을 다물었다. 자신의 코앞으로 다가온 사냥감이 자신의 입술에 피비린내 나는 입김을 후 불 때 까지.

 

당신이야말로. 피 좀 닦지 그러십니까. 식사 매너가 엉망인 것 같습니다만.”

 

. 이번 피는 맛이 없었거든. 그렇지만 안전했지.”

 

비릿하게 웃어 보이며 입술을 핥는 남자의 모습에 루드빅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남자의 혀를 따라 언 듯 보였다 사라진 양 송곳니를. 구멍의 원인은 알아차렸다. 이제 남은 건.

 

미안하지만, 마지막 식사가 훌륭하지 못해서 아쉽군요.”

 

아쉬울 리가. 마지막 식사는 정해졌다.”

 

바로 네놈이지. 말 마치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맨 손으로 달려드는 남자의 행동에 루드빅은 반사적으로 빠르게 몸을 뒤로 빼냈다. 이것 봐라, 하는 눈으로 쳐다본 사내의 행동에 루드빅은 입 꼬리를 올렸다. 여태껏 시시했던 사냥감이랑은 차원이 달랐다. 그래, 최소한 자신과 견주어 보아도 절대 밀리지 않을. 그런 사냥감.

 

그거 참 아쉽군요. 이번 의뢰는.”

 

빠르게 도약해 그대로 사내의 목을 움켜쥐곤 웃으며 말했다.

 

당신의 죽음입니다.”

 

 

*

 

이거 놔!”

 

싫은데요.”

 

젠장. 이내 힘없이 새장을 쥐고 있던 날개를 풀어버리곤 엎드려 누워 버렸다. 새장 안에 갇힌 박쥐는 인간의 말을 구사 할 줄 알았다. 빛을 싫어 한 다라. 달빛 정도의 미미한 빛은 괜찮은가 보지만, 능력을 쓴 손이 스치자마자 타들어 갔다가 금세 다시 돌아오는 그의 살에 웃었다. , 그래. 약점을 알아낸 사냥감은 독안에 든 쥐나 마찬가지니까. 빠른 속도로 몰아붙이자 처음엔 기세등등하던 것과는 달리 망토로 몸을 감싸곤, 서둘러 한계점에 닿기 전에 박쥐로 변하는걸 보고 휘파람을 불었다. 저런 식으로 변신하는 거군. 손가락으로 박쥐의 엉덩이를 향해 손가락을 튕기자 박쥐의 비명소리와 함께 추락하는 것을 보고 느릿하게 다가갔다.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려는 박쥐를 손으로 집어 올리니 발버둥 치며 날카로운 송곳니로 루드빅의 팔을 물려는 것에 혀를 찼다. 기어이 주머니에 있던, 오후의 식사 영수증을 입에 물리고 나니 얌전해 지는 것에 속삭였다.

 

이번엔 엉덩이였지만, 다음엔 머립니다.’

 

그 말에 순식간에 잠잠해 지는 것이 의아했지만. 루드빅은 이번 의뢰는 성공했다며, 간만에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거리를 나섰다. 우선은 새장이 필요했으니. 오늘 만큼은 자신에게 어떤 암살 의뢰가 와도 기꺼이 받아 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새장에 갇힌 박쥐는 몸으로 새장을 박찼지만, 그 작은 몸뚱이가 도리어 튕겨 나올 뿐, 별달리 방도가 없었는지 그날 이후로 구석에서 주는 먹이를 받아먹지도 않고 그저 몸을 웅크리고 있을 뿐이었다.

 

“.......죽고 싶은 겁니까?”

 

박쥐 처리는 질색인데. 그렇게 말을 하니 희미하게 눈을 뜨고 이쪽을 쳐다보는 박쥐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렸다. 얌전한 사냥감만큼 재미 없는 건 없다. 영 맥을 못 추리는 그 행동에 새장에서 그를 꺼내 보았지만 미동 없이 축 늘어져 움직이질 못하는 것이 어딘가 정말 죽을 것만 같아서. 급하게 손가락을 날카로운 송곳니에 문질렀다. 바늘처럼 따끔한 느낌과 함께 피 한 방울이 손가락을 타고 흘러 그 입안으로 들어가자 눈을 천천히 뜨는 그 행동에 혀를 찼다. 한 방울이라도 더 먹겠다는 건지, 피가 흐르는 손가락을 연신 작은 혀로 핥아 올리는 것에 손가락을 빼 내자 왜, 라는 의문의 시선이 따라 붙는다.

 

뭐 좋으라고 사냥감이 배불리 먹도록 합니까.”

 

나쁜 새끼. 그냥 죽여.”

 

아깐 잘만 변신하더니. 이번에도 그렇게 도망치시던가요.”

 

“.............”

 

박쥐는 다시 루드빅의 손 위에서 몸을 돌렸다. 작게 들리는, ‘그러고 싶지만. 힘을 다 써버렸어.’ 하는 말은 어딘가 포기를 한 사람의 목소리 같아서. 그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의뢰인의 의뢰 내용은 그저 이 마을의 살인 사건을 막아 달라 한 것일 뿐. 당신을 죽이라는 말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상태를 보아하니 당신 생명줄은 내가 잡고 있는 것 같은데....... 내 피를 나눠 주죠. 대신 이쪽의 일을 도와야겠습니다.”

 

꽤 유용한 능력이니까요. 그렇게 말을 하자 박쥐는 얼굴만 조금 돌려 루드빅을 바라보았다. 마치 죽은 것 같은 차가운 박쥐의 몸뚱이는 쉽게 날개를 펼치고 날아올라 루드빅의 어깨 위에 앉았고, 이내 이빨을 드러내며 그의 목덜미에 이를 박았다. 수락의 뜻 이었다.

 

 

..

 

잠시만.”

 

희미하게 미간을 찌푸리며 순식간에 피가 빨려 들어가 어지러운 기분이 느껴지는 것에 박쥐를 밀어 내려 하니 어느새 인간으로 변한 그가 목덜미에서 입을 때곤 입맛을 다시며 가쁜 숨을 내 쉬었다. 나체의 그 몸뚱이가 달빛을 받아 빛나는 것에 루드빅은 목덜미를 손으로 누르곤 그를 훑어보았다. 피가 모자라 몸을 돌려낼 힘이 없었던 거로군.

 

. 더 내놔.”

 

내 피 입니다. 당신 피가 아니고.”

 

꽤 많이 빨아 들인 건지, 머리가 잠시 멍해질 정도로 시야가 흐려지는 틈을 타 은빛의 사내가 루드빅의 몸을 밀어 버렸다. 가벼운 손짓 하나에 비틀 거리며 넘어질 정도이니, 시야가 흐려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뒷걸음질을 치며 소파에 누워 쓰러지니 그 위로 묵직한 무게가 올려진다. 익숙한 듯, 버클을 풀고 지퍼를 내려 루드빅의 것을 꺼내 손으로 두어 번 쥐어 크기를 가늠하는 행동에 루드빅은 잃었던 정신이 번쩍 돌아올 정도로 눈을 내리떴다. 차가운 손이 제 것을 능숙하게 만지고, 자신의 둔부를 부벼 오는 것이.

 

그럼, 이것이라도 내놔라.”

 

그리 썩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는 것이.

 

피만큼 부족한 게 있거든.”

 

아니, 사실은 꽤 기분 좋다는 것이, 그의 정신을 깨워내기 시작했다.

 

 

 

*

 

 

..! 이제 그만, 양기는 이정도면..!”

 

피만큼 부족하다면서요.”

 

정액으로 부족한 만큼 채워 주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말하며 안쪽을 잔뜩 휘젓고 있던 제 것을 느릿하게 꺼내 보았다. 자신이 이미 안쪽에 잔뜩 질러놓은 제 정액들이 자신의 것과 뒤엉켜, 입구 근처에 미끈거리듯 투영되는 것이 절경이었다. 이미 한계치 까지 벌어진 그의 입구 부분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둔부를 양 손으로 벌리자, 기운찬 발길질이 한번 이어진다.

 

사냥감 치곤, 정말 말 많고 귀찮은-.”

 

귀두만 안쪽에 머금고 있던 그의 것을 다시 뿌리 끝까지 삽입해 강하게 박아대니 엉금엉금 기어 올라가려는 것에 양 팔을 붙잡고 말고삐 당기는 것 마냥 당겨 허리를 쳐올렸다. 처음에는 기세 좋게 자신의 위에 올라타더니, 잔뜩 흥분해 허리를 들썩이다 일어나는 것이 사람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결국엔 몸을 일으켜 그대로 사내의 몸을 자신이 누워있던 소파에 개처럼 엎드리게 하곤 그대로 다시 삽입했다. 결 좋은 머리카락이 공중에 흐트러지며 간간히 어슴푸레하게 뜬 달빛을 반사하는 것만큼 보기 좋은 것은 없었다. 상처 하나 없는 등골이 휘며 자신을 받아들이는 모습에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제대로 조이십쇼. 그래야 원하는걸 얻지 않겠습니까.”

 

이미, 잔뜩-! ,,, !!”

 

뱀파이어는 잘 모르겠군요.”

 

남성체도 임신이 가능한지. 근육으로 뒤덮였지만, 그런대로 부드러운 사내의 배를 꾹 누르자 그의 내부를 들쑤시는 자신의 것이 느껴져 그 뻐근함에 치골을 엉덩이에 문질렀다. 내벽의 주름이 촘촘하게 감싸 안는 것과, 입구가 조이는 것이 기분 좋아서. 실없이 농담 투로 던진 말에 그는 예리한 눈을 빛내며, 그런 거 가능할 리가 없다라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다시금 발길질로 자신을 밀어내려 하는 그의 행동에 루드빅은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한숨을 쉬었다.

 

교육이 필요하겠군요.”

 

그리고 천천히 그의 양 손목을 근처에 아무렇게나 어질러 놓여있던 자신의 셔츠로 묶어 버리곤 무릎 뒤와 겨드랑이 뒤쪽으로 손을 넣어 안아 올렸다. 바동거리며 어떻게 해서든 품에서 벗어나겠다는 강경한 몸놀림에 침대에 던지듯 올려놓곤 침대 머리맡 기둥에 손목을 다시 묶어 버렸다.

 

미친놈.”

 

 

. 그 정도는 되야.”

 

사냥개 호칭에 어울리진 않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며 루드빅은 근처 옷장에 있던 가죽 장갑을 꺼내 손에 끼워 넣으며 웃었다.

 

 

*

 

 

온 방안에 찌걱 거리는 소리가 잔뜩 울려 퍼졌다. 이미 늘어질 대로 늘어진 사내의 허리는 잔뜩 녹진해 져서 흐트러진 지 오래였다. 삽입은커녕 가죽 장갑을 낀 손가락으로 루드빅이 내벽을 지분거리며 손장난을 하는 것이 화근이었다. 여기가 좋습니까? 두 개 가지고 만족 합니까. 부족할 텐데. 온통 외설스러운 말은 다 뱉어내며 검은 장갑을 낀 손으로 검지와 중지를 밀어 넣어 내벽을 구경이라도 하듯 손가락을 옆으로 벌리는 행동에 사내는 소스라 쳤다. 공기의 차가운 느낌이 안쪽을 파고 드는 것만 같아서. 억지로 힘을 주어 뒤를 조이자 픽 웃으며 손가락을 하나 더 집어넣는 행동에 허리를 굽혔다. 전립선 부근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안쪽을 긁어내듯 손가락을 구부리는 행동이 오히려 더 애를 태우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넣어 달라 졸라보세요.”

 

“..........”

 

그것은 자존심의 문제였다. 고작 남자의 페니스를 위해서 자신의 자존심을 죽일 만큼 고팠지는 않았기에. 이를 악물고 시선을 피하자 내벽을 파고들던 손이 빠져 나가고 자신의 턱을 억지로 부여잡아 마주보게 하는 행동에 벨져는 미간을 찌푸렸다. 온통 그의 정액으로 범벅이 된 장갑의 미끈거리는 느낌이 좋지 않았으니까.

 

이름이 뭡니까.”

 

그것까지 알려줘야 하나.”

 

몸만 탐하면 그만이지. 안 그래? 그렇게 말하며 유일하게 가장 붉은 입술 끝을 말아 올리자 황금빛의 사내도 그만큼 환하게 웃었다. 아주 좋다며. 이래야 더 탐할 기분이 나지 않겠냐며. 동시에 다시금 입구 근처로 귀두가 문질러지며 들어올 준비를 하는 것에 입술을 깨물며 다리를 오므렸다. 그러나 억지로 잔뜩 벌려지는 다리를 붙잡는 손아귀 힘은, 어찌 할 수가 없으니. 두어 번 제 것으로 입구를 두드리며 이내 다시 안쪽을 파고들기 위해 귀두 끝이 입구를 벌려 들어오는 순간 숨을 들이켰다.

 

 

정확하겐 몸이 갈라지는 기분이었다. 잔뜩 성나고 뜨겁게 달아 오른 것이 내벽을 파고드는 것이 워낙에 오랜만이니. 뱀파이어는 기본적으로 죽지 않는다. 심장이 없으니까. 피도 흐르지 않는다. 때문에 항상 체온이 낮다. 죽은 사람처럼. 그러나 하도 몸을 치대서, 마찰로 인해 피부가 점점 색을 갖춰 가는 것이 자신에게 너무 생경한 경험이라 사내는 몸부림을 쳤다. 기분 좋다는 느낌. 생전 가져보지 못한 기분이 자신을 잠식하려는 것에 발버둥을 치고 사내를 밀어내려 해 보지만, 루드빅은 더 강하게 파고들기 일쑤였다.

 

술보다 강하게 취하는 느낌. 오로지, 서로의 몸을 탐하고 다시 탐하는 느낌. 가쁜 숨을 턱턱 거리며 내 뱉을수록 같이 삐걱 거리는 침대 소리. 신음소리와, 살 부딪히는 소리가 방을 잔뜩 매워 갈 때 즈음, 루드빅은 고개를 숙였다. 물기 머금은 눈을 하고 자신을 받아들이는 사내에게 입을 맞추기 위해. 사내는 생각 외로 순순히 입을 벌렸고, 두 사람의 첫 키스는 그렇게, 뱀파이어의 기질을 숨기지 못한 사내의 실수로 인해, 깨물려진 혀에서 나는 피로 인한. 피 맛이 퍼지는 키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정말 더는 못해.”

 

잔뜩 쉰 목소리. 이곳저곳, 물려서 자욱이 난 몸. 멍자국은 남지 않았지만 잇자국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몸과, 온통 정액과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몸이 다시금 제 것을 자극하는 것에 루드빅은 땀에 젖어 다시금 흘러 내려진 머리를 쓸어 올리곤 긴 숨을 내뱉었다. 자신의 것을 빼 내자마자 울컥 거리며 물 쏟아지듯 제 것을 내 뱉는 그의 속을 보며 알 수 없는 만족감에 취했다. 피 맛이 나는 것이 괜찮았는지, 연신 혀로 부드럽게 제 입 안을 훑어대던 사내의 행동에 루드빅은 다시금 속삭이듯 물었다.

 

이름이 뭡니까.

 

그리고 사내는 한참의 고민 끝에, 마치 자신의 기억 끝자락에 잠들어 있던 것을 꺼내듯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벨져. 성은 이젠 기억이 나지 않아.

 

 

*

 

 

[ 벨져 홀든 ]

 

[홀든가의 차남. 어린 시절, 고고한 성질 때문에...]

 

기본적으로 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뱀파이어지만, 가끔 수면이란 걸 즐겨보기도 한다며 잠들어 있는 사내를 서류 너머로 쳐다보았다. 피부의 혈색과, 머리카락의 길이는 조금 틀리지만 틀림없는 같은 모습이었다. 어쩌다 뱀파이어가 됐을까. 즐비한 자료집을 몆 장 더 넘겨보니, 안식의 문, 능력자의 안개 장치 오류로 인한 능력 변화 등의 이야기가 즐비하게 쓰여 있는 것을 보고 자료집을 닫아버렸다. 원하지 않는 변함. 원하지 않는 영생.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 그것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라.

 

마찬가지인가.”

 

혼자인 것은. 그렇게 생각하며 곤히 잠자고 있는 듯 보이는 벨져의 곁에 다가가 침대 맡에 앉아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보았다. 티 한 점 없는 얼굴에, 긴 속눈썹이 잠을 깨우지 않을 작정인 듯 무겁게 내려 앉아 있었고, 유난히 붉은 입술이 시선을 사로잡는 것에 루드빅은 고개를 내렸다.

 

의뢰는 끝났다.

 

이미 시장에게는 다신 이런 일이 없을 거란 약조와 함께 수고비를 받았으니.

 

이제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까. 그렇게 생각 하며 다시금 벨져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 주려는 순간 번쩍 뜬 벨져의 은빛 두 눈이 자신을 마주했다. 태양과 달이 만날 수 없듯. 이 빛과 저 빛은 어울릴 수 없는데.

 

당신 이름이 벨져 홀든 이더군요.”

 

“...........뒷조사 한 건가? 빠르기도 하지.”

 

피나 내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이 붙잡은 루드빅의 손가락을 깨물자 피 몇 방울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익숙하게 손을 내밀고 가만히 있으려니 피를 빠는 듯, 입술을 오물거리는 느낌이 나 손가락을 꿈틀 거렸다.

 

“..........”

 

가문이란 건.”

 

 

몇 모금 마시지도 않고 입을 땐 뒤 붉은 피로 입술을 축인 벨져는 다시금 고혹적인 입 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런 무언가에 얽매일 것들에 대해선 떠올리지 않는 게 좋아. 왜냐하면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기엔 이젠 지쳤으니까. 벨져는 루드빅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가 이렇게 변하게 된, 모든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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